
오늘 저메추가 정해준 메뉴
마제소바는 국물 없이 진한 양념과 다진 고기, 날달걀노른자를 면에 비벼 먹는 나고야식 비빔면이다. 양념과 노른자가 굵은 면에 엉기며 만드는 농후한 감칠맛이 정체성이다. 라멘보다 무겁지 않으면서 강렬한 한 그릇을 원할 때 좋다. 전문점 기준 1만 원 안팎이며, 남은 양념에 밥을 비비는 오이메시가 마무리 국룰이다.
마제소바의 탄생은 2008년 나고야의 라멘집 멘야하나비의 실패작에서 나왔다. 대만 미니멀 요리를 시도하다 남은 매운 고기 소보로를 면에 비벼 본 것이 대히트가 됐고, 그래서 정식 명칭도 타이완 마제소바다. 굵은 면 위에 매콤한 다진 고기, 날달걀노른자, 파, 김가루, 마늘을 얹어 격렬하게 비비는데, 마제(混ぜ)가 곧 비빔이라는 뜻이다. 노른자가 양념을 유화시켜 면에 코팅되는 순간이 이 음식의 엔진이다.
국물이 없어 라멘보다 가볍겠거니 하면 오산으로, 한 그릇 750kcal의 농후한 밀도가 정체성이다. 다 먹은 그릇에 밥 한 주걱을 넣고 남은 양념에 비비는 오이메시(追い飯)는 국룰로 굳어진 공식 2막이며, 무료로 제공하는 집이 대부분이다. 1만 원 안팎으로 라멘과 비빔면 사이의 제3지대를 정확히 차지한 장르다. 도쿄에는 기름과 간장 양념에 비비는 아부라소바라는 선배 장르가 있는데, 마제소바는 여기에 매운 고기와 노른자를 얹어 화력을 키운 후발 주자라는 계보로 정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