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저메추가 정해준 메뉴
소바는 메밀가루로 뽑은 면을 차가운 쯔유에 찍어 먹는 일본의 전통 국수로, 에도 시대부터 이어진 서민 음식이다. 메밀 특유의 구수한 향과 시원한 쯔유, 곁들이는 고추냉이와 파의 조화가 담백함의 정수를 보여준다. 더운 날 입맛 없을 때나 깔끔하게 먹고 싶은 점심에 잘 어울린다. 전문점 기준 1만 원 안팎이며, 면수(소바유)로 마무리하는 것이 전통 방식이다.
소바의 격식은 메밀 함량에서 나온다. 메밀 열에 밀가루 둘을 섞는 니하치(2:8)가 표준이고, 메밀 100%의 주와리 소바는 향이 진한 대신 면이 쉽게 끊긴다. 쯔유에 파와 와사비를 풀고 면을 3분의 1쯤만 담가 후루룩 넘기는 것이 향을 살리는 현지 방식으로, 면 전체를 푹 적시면 메밀 향이 쯔유에 묻힌다. 마지막에 면 삶은 물인 소바유를 쯔유에 부어 마시는 것까지가 정식 코스다.
한 그릇 400kcal 수준에 차갑고 담백해 더위에 입맛이 죽은 날의 구원투수다. 새우튀김이나 유부초밥을 곁들이면 부족한 포만감이 채워지고, 온소바로 가면 겨울 메뉴로도 전환된다. 판모밀이라는 이름으로 한국화된 냉모밀집과 일본식 소바 전문점의 쯔유 농도가 꽤 다르니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다. 일본에는 한 해의 액운을 끊는다며 섣달그믐 밤에 토시코시 소바를 먹는 풍습이 있는데, 잘 끊기는 메밀면의 특성에 의미를 얹은 세시 음식 문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