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저메추가 정해준 메뉴
순대는 돼지 창자에 당면과 선지를 채워 쪄낸 한국 전통 음식으로, 함경도 아바이순대부터 백암순대까지 지역별 계보가 뚜렷하다. 쫄깃한 껍질과 담백한 속을 소금이나 막장에 찍어 먹으며, 지역마다 찍어 먹는 장이 다른 것도 재미다. 분식집 간식부터 순댓국 재료까지 쓰임이 넓다. 1인분 4~6천 원 수준이며, 내장 섞음 여부는 취향의 영역이다.
순대의 원형은 생각보다 유서 깊어, 가축의 창자에 속을 채우는 조리법은 몽골과 만주까지 이어지는 북방의 유산이다. 함경도 아바이순대는 돼지 대창에 찹쌀과 선지를 채우는 실향민의 음식이고, 용인 백암순대는 채소 비중이 높은 경기 남부의 계보다. 당면 순대는 1960년대 이후 값싼 당면이 속을 채우며 태어난 산업화의 산물인데, 지금은 이것이 표준이 됐다.
찍는 장의 지도도 뚜렷하다. 수도권의 소금, 부산 경남의 막장, 전라도의 초고추장, 제주의 간장까지 지역별 디폴트가 갈려 여행지에서 순대를 시키면 그 지역의 정체성이 접시에 딸려 온다. 1인분 4~6천 원에 400kcal 수준이며, 내장 섞음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 취향의 깊이를 드러낸다. 분식 간식에서 순댓국의 주재료까지, 쓰임의 스펙트럼이 넓은 재료형 음식이다. 이북에서는 명절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순대를 채우는 것이 김장 버금가는 연례행사였다고 전해지는데, 속을 채우는 손맛이 집집의 자랑이었다는 점에서 순대는 본래 잔치 음식의 혈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