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저메추가 정해준 메뉴
야채죽은 당근, 애호박, 버섯 등 갖은 채소를 잘게 다져 쌀과 함께 끓여낸 가장 순한 형태의 한 끼다. 부드럽게 퍼진 쌀알과 채소의 은은한 단맛이 지친 위장을 다독인다. 아픈 날, 속이 불편한 날,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에게나 안전한 선택지다. 죽 전문점 기준 8천 원~1만 원 수준이며, 배달 죽 시장의 기본 메뉴이기도 하다.
야채죽의 완성도는 채소를 다지는 크기에서 갈린다. 당근, 애호박, 버섯, 양파를 쌀알 크기로 잘게 다져야 죽과 한 몸으로 어우러지고, 큼직하게 썰면 채소 삶은 물에 밥 만 것이 되어 버린다. 불린 쌀을 참기름에 먼저 볶다가 육수를 부어 끓이는 것이 고소함의 바닥을 만드는 공정으로, 이 볶음 단계가 죽 전문점과 대충 끓인 죽의 차이다.
한 그릇 250kcal 수준으로 전 메뉴판을 통틀어 가장 순한 축에 들어, 장염 회복기나 밤새 속을 비운 다음 날의 첫 끼로 의사들도 권하는 형태다. 간은 소금보다 간장 반 숟갈이 향에서 유리하고, 참기름과 김가루가 심심함을 달래는 공식 토핑이다. 배달 죽 시장의 기본 메뉴로 자리 잡아, 아픈 날 침대에서 주문하는 음식의 대명사가 됐다. 조선 시대 양반가에는 아침 식전에 속을 깨우는 죽 한 그릇을 먼저 내는 자릿조반 풍습이 있었는데, 야채죽은 그 순한 아침 죽 문화의 현대판 후손이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