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저메추가 정해준 메뉴
잡채밥은 당면 잡채를 밥에 얹어 먹는 중식당식 한 그릇 요리로, 잔치 음식인 잡채를 일상 식사로 끌어내린 메뉴다. 쫄깃한 당면과 간장 양념의 감칠맛에 계란프라이를 올려 비비면 완성이다. 짜장면과 볶음밥 사이에서 색다른 것을 찾을 때 좋은 제3의 선택지다. 중식당 기준 1만 원 안팎으로, 짬뽕 국물이 따라 나오는 것이 국룰이다.
잡채는 원래 조선 궁중에서 채소만 볶아 무치던 요리로, 당면이 주인공이 된 것은 일제강점기 이후의 일이다. 중식당 잡채밥은 여기서 한 번 더 진화해 춘장 없이 간장 베이스로 볶은 고기 잡채를 밥에 얹은 것으로, 한식 잡채보다 불향과 기름기가 강한 것이 특징이다. 계란프라이를 터뜨려 당면과 밥을 함께 비비는 순간이 이 메뉴의 절정이다.
따라 나오는 짬뽕 국물은 잡채밥의 단짠을 얼큰함으로 끊어 주는 공식 파트너로, 이 국물의 유무가 중식당 인심의 척도로 통한다. 한 그릇 600kcal 수준으로 볶음밥보다 살짝 무거운 정도다. 고추잡채밥으로 가면 피망과 매운 기름의 향이 더해져 어른 맛이 되고, 꽃빵을 곁들이는 호사도 부릴 수 있다. 잡채라는 이름은 한자로 여러 채소를 섞었다는 뜻이라 당면은 원래 이름에 없던 손님인 셈인데, 지금은 당면 없는 잡채를 상상하기 어려우니 주객이 완전히 전도된 사례다.